“백 마디 말보다 한 번 더 주민을 만났습니다”

관악구 유종필 구청장 조순동 기자l승인2018.03.3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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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당선’ 유력 상황에서 불출마 선언, 자리 연연 안 해
공약이행률 대부분 수행, 구민 위해 더 나은 일 고민 중

서울 관악구 유종필 구청장은 이미 지난해 7월에 오는 6월에 열리는 지방선거 불출마를 결정한 바 있다. “후진에게 길을 터주고 인생행로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을 해보겠다”는 것이 불출마의 이유였다. 당선 가능성이 가장 유력한 상황에서 이런 결정을 빨리 내렸다는 것은 참으로 대범한 결정이 아닐 수 없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단면을 바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기자 출신이다.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한 후 1985년 한국일보에 입사했다. 1988년 한겨레가 창간하자 바로 이직했다. 1993년 한겨레 창간의 주역이었던 송건호 회장이 물러났을 때 “창간의 아버지를 내치는 것은 살부행위”라는 성명서를 내고 기자를 그만둔 일화는 유명하다. 이후 서울시 관악구 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하여 중앙 당 공보특보, 대변인 등 관직을 두루 맡고 2010년 민선 5기 때 관악구 구청장에 당선돼 민선 6기에서도 재선에 성공했다. 이제 관악구청장으로서 임기 3개월이 채 남지 않은 유종필 구청장을 만나 그동안 사업진행 성과와 심경을 들어보았다.

Q. 임기 1년 전에 3선 불출마 선언을 하셨는데, 그러한 결단을 하신 이유와 8년의 소회는?

A. 지난 7년간 구상했던 사업들은 거의 대부분 실행에 옮겼습니다. 앞으로 새로운 사람이 새로운 구상과 철학으로 관악을 이끌어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임기가 1년이 남은 상황에서 3선 불출마를 밝힌 이유는 본인 거취에 대한 불확실성을 일찍 해소하고 후진들에게 길을 터주고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성공한 곳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는 불문율 비슷한 걸 가지고 있습니다. 관악구청장으로서 보낸 8년은 제 인생에서 최장기간이니 떠나는 것이 어색하지 않습니다.

Q. 지난해 7월부터 다음 아고라를 통해 ‘유종필의 관악소리’라는 글을 쓰고 계시는데, 직접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A. 지난 7년을 돌아보는 한편 나머지 기간을 마무리하는 저만의 방법입니다. 인간은 기록하는 유일한 동물이 아닙니까. 주요 공직자로서 기록을 남기는 것은 일종의 의무 아닐까 생각합니다.

청장의 일상은 정신적·육체적으로 고단할 때가 많지만, 기꺼이 기록의 특권을 누려볼 생각입니다.

‘능소화는 시들기 전에 스스로 꽃을 떨군다’는 제목으로, 불출마 선언을 둘러싼 주변 반응과 자신의 소회를 시작으로 길고양이를 돌보던 ‘캣맘’과의 만남과 반려동물정책, 철거 전문 구청장의 별명을 얻은 사연, 여름휴가를 둘러싼 공무원들 반응과 자신만의 휴가철학 등 직무와 관련 또는 무관한 이야기를 올리고 있어요. 지난해 7월부터 일주일에 한 번 정도로 3월까지 32회째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Q. 지난해 11월 무단투기 선포식을 갖고 청소혁명을 일으켰다고 들었습니다. ‘쓰레기 없는 깨끗한 관악’을 만들기 위해 구에서 추진하는 사업과 정책을 설명해주신다면?

A. 우선 지난 8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폐기물 무단투기 근절 및 단속을 전담하는 무단투기대응팀을 신설했습니다.

지난 11월 1일 무단투기보안관, 무단투기지킴이 등 주민 400여 명이 관악구청 광장에 모여 쓰레기 없는 깨끗한 관악, 살고 싶은 관악을 만들기 위한 실천을 다지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불법 생활쓰레기 투기를 근절할 수 있는 강력한 행정력을 펼치며 ‘쓰레기 없는 관악’을 본격 추진했습니다.

생활쓰레기 배출 날짜를 혼동하는 주민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올해부터 쓰레기 수거 방식을 격일제 수거에서 전일 수거로 전면 전환하는 청소혁명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책에 맞추어 환경미화원을 16명 더 고용하기도 했습니다.

수거를 철저히 하는 대신 단속도 철저히 하는 당근과 채찍 전략을 동시에 실시했습니다.

257개 상습무단투기지역을 중심으로 무단투기보안관 18명, 주민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무단투기 상습지역 ‘전담 지킴이’ 380명, 자율방범대 591명 총 989명이 골목을 집중 관리하고 있습니다.

무단투기 상습지역에 이동형 CCTV 27대 설치, 행정차량 블랙박스 단속, 다목적 CCTV 3223대 활용, 첨단 스마트 경고판 등 무단투기 예방 및 근절을 위한 단속 및 예방장비도 함께 운영했습니다.

무단투기 행위 개선 및 적극적인 신고를 유도하기 위해 신고 포상금도 기존 과태료의 10%에서 20%로 확대하기도 했습니다.

무단투기 방지 현수막 게시, 무단투기 수배 안내문 배포, 무단투기 신고 포상금 인상, 동장이 직접 단속하는 드림순찰제 등 무단투기 근절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추진 중입니다.

지난 2월부터는 전 부서, 동주민센터에 대해 무단투기근절 활동실적을 항목에 따라 평가를 실시하여 강력한 행정조치가 시행 중입니다.

또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 독려와 상습지역 정화활동을 위해 지난 3월 5일 성현동을 시작으로, 21개 전 동을 순회하며 ‘무단투기자정 결의대회’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쓰레기 문제는 수거를 잘하는 것만으로는 해결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주민들께서 먼저 분리배출을 생활화하고 무단투기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시민의식의 변화가 중요합니다.

Q. 2008년도 정부 예산에서도 아동수당이나 노인기초수당 등 가족복지와 관련된 예산이 뜨거운 감자였는데요. 관악구도 2018년에 가족복지를 위한 사업이 있다면 소개해주시겠습니까?

A. 가정은 행복의 최소 단위이고, 최초 보금자리이자 최후의 안식처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7월 7일 ‘패밀리 퍼스트 관악’ 선포 후, 10개 기존사업과 39개 신규사업을 포함해 총 49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2017년 12월 현재 ‘종합청사 내 모유수유실 설치’ 등 3개 사업을 완료하였고, ‘든든해요~ 엄마愛요’ 등 38개 사업은 정상추진 중이며, ‘우리가족 숲속 운동교실’ 등 8개 사업은 2018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그중 대표적 사업으로, 구 재정을 최대한 절약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관악구가족문화복합센터를 건립을 추진하게 되었으며, 이를 위해 구의회 의장단 간담회, 보건복지위원회 간담회 등 구의회와 여러 차례 사전협의를 거쳐 진행하였습니다.

육아, 아동 놀이, 가족행복프로그램 등 One-Stop 가족 종합서비스를 아우르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센터 건립 사업비는 총 235억 원으로 지난해 9월 추경을 통해 부지매입 및 설계용역비 107억 원을 반영하였습니다.

올해는 54억 5000만 원, 2019년 73억 5000만 원을 투자해 2019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안정적으로 추진 중입니다.

이 외에도 아빠로서 역할을 강조한 ‘아빠 요리교실사업’과 ‘우리 남편이 달라졌어요! 임신체험 24시’, 마을이 아이를 함께 키우는 ‘서로돌봄사업’, 가족체험 프로그램인 ‘우리가족 역사탐방’, ‘강감찬전시관 가족역사 주말 체험교실’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Q. 해를 거듭할수록 관악구 도시농업에 주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지난해 양봉교실, 농부학교 등 다양한 사업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올해도 도시농업 정책이 기대되는데요.

A. 도시생활에 지친 주민들에게 자연과 공존하며 생활 속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도시농업 관악구’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버려진 땅이나 여유 공간을 찾아 청룡산 마을텃밭, 남현동 나눔텃밭 등 9개소에 1609㎡(약 487평)의 자투리텃밭 공간을 만들었으며, 초등학교, 경로당, 동주민센터, 어린이집 등 28개소에는 2632㎡(약 797평)의 옥상텃밭을 조성했습니다. 지난해에는 7월 개통된 강남순환 도시고속도로 지상부를 활용하여 강감찬도시 텃밭 650구좌(1만 3760㎡, 약 4170평)와 낙성대공원 도시농업체험장 150구좌(1500㎡, 약 454평)로 총 800구좌(1만 5260㎡, 약 4624평)규모로 조성했습니다.

낙성대공원 맞은편 강감찬텃밭 입구에는 ‘관악도시농업연구소’(규모 160㎡)를 마련하여 운영 중이며, ‘관악도시농업연구소’는 세계 최초로 나노기술을 적용해 작물의 상태를 확인하고 작물을 최상의 상태로 재배할 수 있는 리얼스마트팜을 운영합니다.

생체정보시스템을 적용해 재배된 토마토는 관악 푸드마켓에 30kg을 독거노인 등 소외된 이웃에 전달하고 나노기술로 생산한 김장배추 모종 2만 주를 도시텃밭 참여자 800명에게 나눠줬습니다.

텃밭 참여자들이 나눠준 김장배추를 정성껏 길러 지난 11월 15일 약 500포기를 기부하고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김장을 담가 부자(父子) 가정 291가구에 전달했습니다.

또 ‘관악산 꿀벌의 선물’이라는 상표를 등록하여 낙성대 양봉장에서 채밀한 꿀을 제품화해 판매도 개시했습니다.

2015년 120kg(소주병 기준 333병), 2016년 250kg(소주병 기준 695병), 2017년 350kg(소주병 기준 973병)을 생산하여 지난해에 한 병(600g)에 1만 5000원씩, 200여 병을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장기미집행 공원 지역 중 텃밭으로 이용되고 있는 토지를 활용해 삼성동 관악산 도시자연공원 내 약 1만 5000여㎡ 규모의 ‘친환경 도시농업공원’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지난 11월, 1단계 공사(5500㎡)를 착공해 올해 초까지 양봉장, 논밭 경작체험원, 약초원 등을 1차 준공하고 올해 10월 말까지 2단계 공원조성사업(9500㎡)을 완료할 예정입니다.

공원 도입시설로는 친환경 텃밭, 논밭 경작체험원, 양봉시설, 약초원, 허브원 등의 도시농업 공간과 주민들을 위한 소통 공간 등을 갖출 예정입니다.

3월에는 서울대 건너편에 3500㎡, 200구좌 규모의 ‘서림동 텃밭’을 분양하고 5월에는 제1회 도시농업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으로, 채소 모종 나눔행사, 도농 교류 장터, 텃밭 놀이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며, 많은 구민이 도시농업을 체험하고 전 지역으로 파급하는 기회가 되도록 할 것입니다.

Q. 최근 ‘1987’ 영화로 6월 민주항쟁의 기폭제가 된 박종철 열사의 희생이 조명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관악구는 지난 1월 박종철거리 선포식을 가지고 박종철 기념관도 건립한다고 들었습니다.

A. 박종철 열사는 우리의 아픈 역사이자 자랑스러운 역사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관악구는 영화와 관계없이 1년여 전부터 민주화 운동의 중심지였던 우리 구의 역사문화 자원을 활용하여 박종철거리 등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박종철거리 조성을 통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중심 현장인 관악을 관광지로 조성하기 위한 첫걸음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주민들과 구청 직원으로 구성된 관악구 마을관광사업단에서 박 열사 관련 사업을 제안한 것을 구청장이 받아서 박종철기념관 건립, 박종철공원 조성 등 규모를 대폭 확대시키고 있습니다.

기념관 건립은 박종철기념사업회와 서울대민주동문회, 주민 등이 참여하는 민관합동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추진 과정과 운영 방안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구가 자체 양성한 마을관광 해설사들이 관악의 역사와 함께 박종철 열사의 민주화를 위한 희생의 의미를 해설하고 서울대 중앙도서관 옆에 조성된 박종철 흉상 및 추모비와도 연계할 계획입니다. 또 기념 티셔츠, 모자, 배지 등 기념품도 개발해 선보일 예정입니다.

앞으로 대학동 녹두거리 부근에 박종철기념관을 만들어 그의 숨결을 영원히 살아 있게 하고 민주주의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Q. 관악구는 20~30대가 전체 인구의 39.17%를 차지해 전국 최고의 청년도시에 해당되는데요. 최고의 청년도시에 걸맞게 맞춤형 특화사업으로 고시촌 일대에 가칭 ‘청년드림센터’를 조성한다고 들었습니다.

A. 관악구는 20~30대가 전체 인구의 39%를 차지해 전국 최고의 청년도시에 해당됩니다. 청년은 관악구가 가진 또 하나의 자산입니다. 이에 구에서는 고시촌 지역 유휴공간인 구(舊) 289 버스종점 부지(4211㎡)에 ‘청년드림센터(가칭)’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청년들의 일자리, 창업, 문화, 놀이공간을 설치할계획입니다. 버스차고지와 CNG 충전소로 활용 중인 서울시 소유의 구(舊) 289 버스종점 부지는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공공업무 및 교육연구시설 등이 들어설 수 있습니다.

이곳에 청년, 일자리, 문화를 접목한 새로운 개념의 복합공간을 마련하고자 현재 서울시에서 건립 타당성조사를 실시 중이며 조성계획 및 운영방향에 대한 태스크포스팀(TF팀)을 구성하고 오는 7월까지 청년드림센터 기본계획을 수립해 12월까지 투자심사 의뢰 및 예산반영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청년드림센터’는 관악구 특성화 사업이면서 서울시 청년 정책 방향에도 부합하고, 시대를 선도해나갈 수 있는 아이템입니다.

Q. 구청장으로 재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A. 1일 동장은 구청장을 시작하며 민선 5기 처음 했던 일로 기억합니다. 하루 종일 주민들과 회의하고 지역 순회하면서 토론, 민원해결 등 현장행정을 하기 위해 애를 썼던 기억이 납니다.

‘우문현답’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으로 모든 사업과 정책을 주민과 함께 생각하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또 강남스타일에 맞춰 말춤을 추고 붐바스틱 댄스를 추며 행사장에서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고 지역 축제 때마다 소크라테스, 찰리 채플린, 이소룡, 세종대왕 등으로 분장하며 주민과 함께 어울리고 즐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구청장을 하면서 백 마디 말보다 한 번 더 주민에게 다가서고 현장에서 직접 만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구민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우선 지난 2010년 구청장으로 취임 후 지금까지 보내주신 구민 여러분의 사랑과 성원에 마음속 깊이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또 두 번이나 구청장 만들어주신 그 은혜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어느 자리에서 무슨 일을 하든 늘 구민과 함께하면서 구민들께 그 은혜를 갚아나갈 것입니다.

남은 임기 동안 구민 여러분의 헌신과 봉사로 일궈온 관악을 더욱 발전시켜 저와 1400여 공무원 모두는 주민 삶의 현장을 지키면서 진정한 구민 중심의 구정을 펼쳐나갈 것입니다.


조순동 기자  newskm2015@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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