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7.0 이상 지진 작년보다 세 배 더 늘듯”

과학자들 “지구 자전속도 점점 느려지는 것이 원인” 이지현 기자l승인2018.01.0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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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영뉴스=이지현 기자) 지구에서 발생하는 지진의 90%는 ‘불의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서 발생하고 있다. 태평양판과 만나는 지각판의 경계면을 따라 지각변동이 활발해 지각판 주변에 위치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지진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멕시코에 이어 일본과 대만, 한국에서도 지진이 발생하면서 ‘불의고리’에 대한 공포감이 퍼지고 있다.

지진 발생 90%는 환태평양 지대에서 일어나
지난해 2월 필리핀 남부에서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해 최소 6명이 숨지고 126명이 다쳤다. 4월에는 칠레 태평양 연안에서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해 사람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달에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남부에서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해 9월 20일에 멕시코시티 남동쪽 123km 지점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했고, 뉴질랜드 남섬 세던 북동쪽 30km지점에서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했다. 또한 대만 동부 화롄현 동쪽 74.6km 지점 해상에서도 규모 5.7의 지진이 발생했다.

멕시코 지진 후 하루가 지난 9월 21일 일본 동해에서도 리히터 규모 6.1의 강한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혼슈 카마시에서 동쪽 281km 지점이고, 진원의 깊이는 약 10km. 이외에도 멕시코, 뉴질랜드, 대만 등 ‘불의고리’를 둘러싼 국가들에서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밖에 남미의 페루와 볼리비아, 남태평양의 피지와 파푸아뉴기니에서도 규모 6 이상의 강진이 잇따랐다. 급기야 한국에서도 11월 15일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이 일어나면서 한반도에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일어난 규모 2 이상 지진은 252회로, 2015년 44회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규모 3 이상 지진은 34회로 2010년 이후 한 해 5~18회보다 크게 증가했다. 기상청은 포항 지진 이후 11월 25일까지 총 67회 여진이 일어났다고 집계했다. 

2018년 규모 7 이상 대지진 더 늘듯
최근 들어 이 ‘불의 고리’에서의 지진이 예사롭지 않다. 더 자주, 더 세게 흔들리고 있다. 멕시코, 뉴질랜드는 일본, 인도네시아, 칠레 등과 마찬가지로 지진과 화산 활동이 계속되는 환태평양 ‘불의 고리’에 속한다.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지진대에서 부쩍 지진과 화산활동이 잦아져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지각이 약해진 한반도가 지진 활동기에 접어들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이런 추세가 더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대 로저 빌햄 교수와 벤딕 몬태나대 레베카 교수 연구진은 지난달 열린 미국 지질학회 연차 총회에서 2018년엔 규모 7 이상의 대지진 횟수가 올해보다 세 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벤딕 교수는 미국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지구의 자전 속도가 느려지면서 내년에 지진 활동이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빌햄 교수도 인터뷰에서 “올해 대규모 지진이 일어난 횟수는 6차례에 불과했지만, 내년엔 20차례는 쉽게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진이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는 정확히 예상하기 어렵다. 연세대 홍태경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큰 지역은 연구를 통해 알아낼 수 있지만 언제, 몇 회나 일어날지 가늠하는 기술은 없다”고 말했다.

일부 과학자는 지구 자전 속도를 가늠하면 향후 대략적인 지진활동의 추이를 예측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연구진은 1900년 이후 전 세계에 발생한 규모 7 이상 강진을 분석한 결과 강진이 유달리 빈번하게 발생한 기간이 다섯 번 있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런 기간이 32년을 주기로 반복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기간에는 규모 7 이상의 강진이 1년에 25~30회 발생한 반면 나머지 기간엔 강진이 연평균 15회 정도 발생했다. 연구진은 강진이 자주 발생한 시기와 지구 자전 속도 간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도 함께 알아냈다. 지구 자전 속도가 느려지면 5~6년 뒤에 강진 빈도가 크게 늘어나는 현상이 반복됐다.

자전속도 느려지면서 강력한 자극받아
실제로 지구 자전의 감속이 끝나는 시점에 들어선 올해 들어 그런 사례가 눈에 띈다. 지난해 9월 19일, 32년 만에 멕시코시티를 강타한 규모 7.1 강진과 11월 12일, 이란과 이라크 국경에서 7.3 강진이 발생했다. 11월 19일에는 남태평양 뉴칼레도니아 해상에서 7.0 강진이 이어졌다. 2011년 이후 지구 자전 속도는 하루에 수밀리초(ms)씩 느려지고 있다. 빌햄 교수는 “내년부터 최소 5년간은 전 세계에서 지진 활동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구 자전 속도와 지진 사이 관계는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이 없다. 지구 깊숙한 곳은 철·니켈을 주성분으로 하는 고체의 내핵과 액체 상태의 외핵으로 이뤄졌고 액체 맨틀과 그 위를 떠다니는 지각이 있다.

자전 속도가 느려지면 액체 상태의 외핵과 맨틀은 이전 속도로 계속해서 돌려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 과정에서 지진이 일어난다는 분석이다. 빌햄 교수는 “지진이 구체적으로 어디에서 발생할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적도를 중심으로 북위와 남위 30도 이내 지역에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저위도 지역에서 지진이 늘어나는 이유는 극지방에 비해 이 지역은 비교적 빠른 시속 1666㎞로 돈다. 지구 내부 핵의 자전 속도가 느려지면서 더욱 강력한 자극을 준다는 설명이다.

▲ 지난해 9월 19일 오후 1시 15분(현지 시각) 멕시코 중부를 강타한 규모 7.1의 강진으로 수도 멕시코시티 도심의 한 건물이 완전히 무너졌다. 구조대원들이 붕괴된 건물 잔해를 헤치며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지진으로 멕시코 전역에서 최소 225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현 기자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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