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자원·인구’ + 한국 ‘기술력·자본’ = 파급 효과 커

주우크라이나 이양구 대한민국 대사관 정재형 기자l승인2018.01.03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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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양구 대사관.

(한국경영뉴스=정재형 기자)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이하 북방경제위)가 지난해 12월 7일 공식 출범하고 신북방정책 실행에 착수했다. 북방경제위는 이날 광화문 KT빌딩에서 현판식과 첫 회의를 열고 올해 4월까지 관계 부처와 함께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담은 ‘북방경제협력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했다. 신북방정책은 신남방정책과 함께 ‘한반도 신경제지도’의 한축으로, 정부는 풍부한 자원·인구로 성장 잠재력이 큰 유라시아와 기술력·자본을 갖춘 한국이 연계해 미래 성장 동력을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러시아를 중심으로 관련국들과 함께 한반도 평화정착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협력 대상국은 러시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5개국과 벨라루스·우크라이나 등 독립연합국가(CIS) 및 몽골·중국 등이다. 정부는 북방경제위를 통한 유라시아와의 경제협력이 국가간 관계개선을 넘어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해결의 지렛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방경제위는 신북방정책에 북한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모색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주한 우크라이나 이양구 대사관과 인터뷰를 통해 현재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북방경제의 가능성에 대해 물어보았다.

Q. 2014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현재 우크라이나 내부 상황은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A. 불행히도 아직 동부지역 분쟁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쌍방 간에 부상자도 여전히 속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적인 상황 중에 있지만 긍정적인 측면도 적지 않습니다. 동부지역을 제외한 여타지역은 매우 안전합니다. 우크라이나는 분쟁 초기에 경제 성장이 마이너스로 하락하는 어려움도 겪었지만 2016년부터는 성장세로 돌아섰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개혁, 개방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EU와 FTA 및 무비자제도 협정을 체결하는 등 상당히 실질적인 성과도 많이 이루었습니다. 아직은 국가 발전과 개혁을 위한 어려움들이 많이 있지만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많은 인내심을 가지고 전환기 과정을 극복하고 있어 조만간 개혁·개방이 더 큰 결실을 맺게 되면 경제와 정치, 안보 상황은 훨씬 나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Q. 문재인 정부는 현재 ‘신북방 정책’을 내세우며 러시아와 CIS, 또 그밖의 나라에 관해서도 활발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지 우크라이나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신북방 정책 추진에 있어 우크라이나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크라이나는 유라시아의 서쪽에 위치하고 있고 지리적으로 유럽을 연결한다든지, 터키를 비롯한 중동과 아프리카를 연결할 수 있는 매우 교두보적인 위치에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농업 대국으로서 협력할 수 있는 여지가 많고 에너지라든가 인프라, IT 등 분야에서도 큰 협력 가능성이 있습니다. 신북방 정책 차원에서 우리 대사관은 지난해 7월, 제5차 경제협력 포럼, 11월 스마트 그리드 포럼을 개최하였으며, 최근 한국해외건설협회 대표단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바 있습니다. 12월 13일에는 우리 서울시의 주관으로 키예프에서 스마트시티 포럼을 개최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행사와 대표단 방문을 통하여 한국과 우크라이나가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Q. 이미 농업이나 인프라, 항만, 의료, 디지털 분야에서는 협력 여건들이 많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이 우크라이나에 투자하거나 현지 사업을 한다면 어떤 점이 유리할까요.

A. 우크라이나는 지리적인 여건상 물류 기반이 매우 좋고 인적 자원이 우수하며 과학기술이 발달되어 있는데다, 농업과 광물 자원이 매우 풍부한 나라입니다. 또한 EU, 터키, 캐나다와의 FTA도 체결되어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내수시장과 함께 주변 시장이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건비가 저렴하고 달러 가치가 높아 투자에 매우 유리한 환경으로 보여집니다. 현재 공기업의 민영화도 적극 추진 중에 있고 외국인 투자자를 위해 PPP, Concession 법안도 도입하고 있습니다. 특히 무엇보다도 한국을 국가발전의 모델이자 전략적 파트너로 기대하고 있고, 정치, 경제 전반에 유력한 친한 인사들도 다수 포진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대한 이러한 우호적인 인식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Q. 대사님께서 우크라이나를 ‘제2의 베트남’으로 비유하시며 기회의 땅이라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하신 말씀이신가요.

A. 우크라이나는 앞서 말씀 드린 것과 같이 매우 잠재력이 큰 나라입니다. 지리적인 위치와 4500만 가까운 인구, 우주항공을 비롯한 과학기술 대국, 농업과 광물자원이 풍부한 것, 우수한 인적 자원 그리고 유럽, 터키 등 주변국가와 체결한 FTA로 보유하게 된 큰 소비시장 등이 우크라이나의 큰 잠재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잠재여건에도 불구하고 경제발전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성장의 여지가 더 크다고 보여지며, 우리가 꼭 진출해야할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근 폴란드나 헝가리, 체코 등 동유럽 국가들은 대부분 다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5000달러를 충분히 상회하고 있는 반면, 우크라이나는 아직도 1인 국민소득 3000달러에 머물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 그만큼 성장 여력이 많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로서도 우크라이나에 진출을 해서 내수시장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를 유라시아 대륙의 허브로 삼는다면, 우리에게 매우큰 기회를 가져다 줄 것으로 확신합니다.

Q. 우크라이나와 협력을 한다면 어떤 분야에서 특히 이로울까요.

A. 재작년부터 작년 7월까지 다섯 차례의 경제 포럼을 개최한 바 있고 또 지난 1년에 걸쳐서 양국 경제협력 마스터 플랜(Master Plan)을 수립한 바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한국과 우크라이나가 중점협력 분야를 정하기도 하였고 구체적인 프로젝트도 소개한 바가 있습니다. 여러 가지 분야 중에서도 농업이 가장 유망한 협력 분야로 보이며,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 과학기술 분야가 유망 협력분야로 보여집니다. 특히 농업의 메가 프로젝트를 강력하게 추진해보고 싶습니다. 영농 중심에서 탈피해서 영농, 가공 농업산업, 바이오, 신재생 에너지, 유통과 물류를 망라하는 소위 농업의 ‘벨류체인’을 구현하는 대형 프로젝트입니다.

물류에 있어서는 오데사 주변에 항만을 확보하고 경제특구를 지정하여 산업공단과 테크노 파크를 만드는 우리나라의 ‘제2의 송도’모델을 구상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모델 하에 우리 기업이 진출하여 현지화한다면 우크라이나를 전략적인 교두보로 삼아 유라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등 세계 곳곳으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고 봅니다. 더 나아가 농업 벨류체인을 토대로 한 농업의 성공 모델을 기반으로 흑해, 카프카즈, 중앙아시아, 몽골, 극동 러시아, 중국 동북 3성 등으로 확대해 나간다면 농업의 실크로드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우리도 더 미래지향적이고 공격적으로 진출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일대일로(One Belt, One Road)를 통해서 대규모 자본과 저렴한 가격을 가지고 유라시아 전역에 진출을 하고 있고, 우리 정부로 서도 신북방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전략적인 프로젝트를 유라시아를 중심으로 적극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우크라이나에 진출하려는 기업에 조언한다면.

A. 세계적인 투자자인 짐 로저스(Jim Rogers)는 세 가지 투자 원칙이 있다고 했습니다. 하나는 인건비가 높지 않은 곳, 두번째는 남들이 눈여겨보지 않는 곳, 세 번째는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곳이라고 하였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이런 세 가지 요건을 다 갖춘 곳인 만큼 우크라이나 진출에 보다 전략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짐 로저스는 1984년, 이미 중국개혁개방 초기에 중국에 진출해야 한다고 주장하였고 최근에는 북한으로의 진출을 주장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마다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1984년의 중국도 아니요, 현대의 북한도 아닙니다. 이미 유럽과 FTA, 비자면제협정을 체결했고 본격적인 개혁·개방을 추진하고 있는 아주 긍정적 변화들이 많은 나라입니다. 우리로서도 더 이상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보며, 또한 우크라이나가 어려운 시기에 친구로서, 파트너로서 국가 발전에 기여한 공이 있을 때, 비로소 보다 더 당당하게 주인으로서 기회의 열매를 누릴 수 있다고 보여 집니다.

Q.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으시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지금 대한민국이 여러 가지 도전에 둘러쌓여 있습니다. 안보 위기는 이미 잘 아는 바고 경제도 보다 더 성장해야하고 일자리 창출로 해야 하고 제4차 산업혁명도 대비해야 하는 전 방위적 도전과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헝그리정신을 발휘하고, 보다 더 큰 비전과 전략을 가지고 유라시아에 진출해야할 때라고 봅니다. 그러나 과거의 진출 방식으로는 통하지 않습니다. 특히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서 대규모 자본과 저렴한 가격을 가지고 유라시아 전역에 공격적인 진출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중국과 차별화된 진출 전략을 갖고 진출해야 된다고 봅니다.

첫째로 단일화된 프로젝트 중심이 아닌 포괄적인 개발 중 심의 진출이 되어야 됩니다. 신도시나 산업공단, 스마트 시티 조성이라든지 항만개발보다 더 포괄적인 개발전략으로 승부를 해야 된다고 봅니다. 둘째는 수요 중심의 진출에서 공급을 통해서 수요를 창출하는 SCD(Supply Creates Demand) 진출 방식도 과감히 도입해야 합니다. 언제까지고 수요만 기다려서는 우리에게 큰 찬스가 없습니다. 우리 스스로 마스터 플랜이나 피저 빌리티 스터디를 만들어서 수요를 창출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셋째는 허브와 교두보 전략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국내에서 생산하여 수출하는 방법과 함께 우크라이나 같은 지리적 교두보가 되는 나라에서 현지화해 이러한 지리적 여건을 기반으로 유라시아 전체로 진출하는 허브 전략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넷째는 우크라이나가 아직은 투자 여건이 유리한 상황이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현재 많은 긍정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역입니다. 국제금융기구의 참여, PPP 방식, 리스크 보험 가입 등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방법들은 많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된 상황을 면밀히 보고 진출에 늑장을 부려서 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정재형 기자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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