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폐기 땐 5년간 수출 30조원 손실...차·철강업계 바짝 긴장

이정현 기자l승인2017.09.04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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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영뉴스=이정현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밝혀 국내 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한미 FTA가 폐기될 경우 향후 5년간 한국의 대미(對美) 수출손실액이 약 30조원에 달하고 국내 일자리 24만개가 사라질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이라 국내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허리케인 하비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미 FTA 폐기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각종 언론을 통해 우리나라와 맺은 FTA 재협상 또는 폐기를 시사해왔던 만큼 이번 발언을 기점으로 미국이 한미 FTA 폐기를 위한 수순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한미 FTA가 폐기되면 관세율은 협정 발효 전으로 원상복귀 돼 한국산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대미 수출 감소가 불가피할 수 밖에 없다. 이동복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한미 FTA로 관세가 철폐됐던 가전제품과 기계 부품류, 전기제품 등이 연쇄적으로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미국처럼 큰 시장과 맺었던 FTA가 폐기되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산 브랜드의 이미지 또한 크게 추락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한미 FTA가 폐기되면 대미 수출보다 수입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양국은 최혜국대우(MFN) 세율을 상호 적용하게 되는데 미국의 대 한국 관세율은 1.6%인 반면 우리나라의 대미 관세율은 4%로 더 높기 때문이다. 결국 FTA가 폐기되면 미국산 제품의 대 한국 수출이 더욱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미 정부가 한미 FTA 폐기를 선언한다고 해서 즉각 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이 한미 FTA 폐기 절차에 들어갈 경우 우리나라 정부에 서면으로 폐기를 위한 통보를 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통보를 받은 뒤 30일 이내에 협의를 요청할 수 있다.

만약 폐기 통보가 이뤄진 뒤 180일 이내에 양국이 합의점 등을 찾지 못한다면 한미 FTA는 공식적으로 폐기된다. 이후 미국은 WTO 협정에 따라 관세율 부과 등이 적용, 우리나라와의 무역을 진행한다.

한편, 한미 FTA가 폐기될 경우 가장 큰 타격은 자동차 분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FTA 체결 이후 적용됐던 무관세 원칙이 관세 부과 원칙으로 변경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154억9000만달러로 우리의 미국차 수입액(16억8000만달러)의 9배에 달한다.

철강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미국에 수출하는 철강 제품은 한미 FTA와는 상관없이 WTO 협정국간 체결돼 있는 무관세 원칙을 적용하고 있는 중이다.

미국 정부는 WTO 협정국간 체결된 무관세 원칙에 앞서 한미 FTA로 규정된 무관세 원칙을 먼저 삭제한 뒤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는 철강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으로 분석된다.

만약 우리나라 철강 제품은 높은 관세율을 부과받고 중국 등에서 생산된 제품과의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이와관련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한미FTA 재협상이 이뤄질 경우 우리나라 철강업계가 1조5000억원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정현 기자  junghyun17@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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